3경기에서 ROX Tigers는 또다시 애쉬-미스포츈 조합을 꺼내들었습니다.

SKT T1은 2경기에서 당했던 애쉬-미스포츈 조합을 다시 꺼낸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는 생각이었는지 두 챔피언 모두 밴을 하지 않고 풀어주었습니다.

결과론적으로 보면 SKT T1의 이러한 선택은 잘못된 선택이었습니다.

고릴라 선수에게 미스포츈을 열러준 것은 물론이고 특히 오늘의 프레이 선수에게 애쉬를 풀어주어서는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ROX Tigers의 바텀 조합 애쉬-미스포츈은 SK T1의 바텀 조합인 케이틀린-자이라를 라인전 단계부터 압박하였고 애쉬가 6렙을 찍자마자 리신과 함께 SK T1의 바텀 듀오를 잡아냅니다.

하지만 당하고만 있을 SKT T1이 아니였습니다. 블랭크 선수의 올라프의 커버로 미스포츈을 잡아내고 블루팀 칼날부리쪽에서 페이커 선수와 울프 선수가 피넛 선수를 잡아내며 균형을 다시 맞췄습니다.

비등비등한 균형을 무너뜨린 건 또다시 프레이 선수 애쉬의 마법의 수정화살이었습니다.

페이커 선수의 오리아나를 정확히 저격하여, SKT T1의 핵심 페이커 선수를 잡아냅니다.

페이커 선수를 잡음으로써 ROX Tigers는 바론을 획득하여 게임의 균형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3경기를 가져가게 됩니다.

 

<프레이 선수의 이 마법의 수정 화살은 ROX Tigers가 경기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한 결정적 한 발이었습니다.>

 

 

 

2:1 락스 타이거즈는 이제 한 경기만 더 이기면 SKT T1을 꺾고 결승전에 진출하는 상황이었고, SKT T1은 벼랑 끝에 몰렸습니다.

특히 두 팀 모두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을 최고의 경기력이라 SKT T1의 부담은 더했을 것이었습니다.

벼랑끝 상황에서 SKT T1은 정신적 지주 뱅기 선수 카드를 꺼냅니다.

1경기를 이길 수 있도록 공헌을 했지만 최고의 컨디션은 아니라고 판단되어 2,3경기에서는 블랭크 선수가 대신 출전하였습니다.

(승자 인터뷰에서 뱅기 선수가 밝힌 내용입니다.)

1,2,3경기에서 피넛 선수의 장기이며 아직까지도 OP 챔피언(Over Power 챔피언: 다른 챔피언에 비해 성능이 월등히 뛰어난 챔피언) 대열에 있는 니달리는 SKT T1은 계속 밴(금지) 해왔습니다.

사용하기에는 자신이 없고 그렇다고 니달리를 주기에는 부담이 되어서 한 선택이었을 것 입니다.

그러나 4경기에서 SKT T1은 니달리는 밴하지 않습니다.

해설자들은 "설마 설마"를 외치며 뱅기 선수가 과연 니달리를 선택할까 의아해합니다.

이렇게 긴가민가하는 사이 T1은 자신감있게 1픽으로 니달리는 가져옵니다.

니달리 픽을 보며 해설자들은 신기함과 우려를 표합니다.

사실 뱅기 선수는 니달리 같이 공격적이고 게임을 이끌어가는 정글러보다는 같은 팀을 지원, 보조해주거나 상대의 움직임을 받아칠 수 있는 그런 정글러를 선호하고 어울리는 선수였기 때문입니다.

<협곡 그 자체인 분에겐 챔피언 폭이란 의미가 없습니다.>

중이 고기맛을 보면 더 무섭다고 했던가요? 뱅기 선수는 공격적이고 게임을 압도하는 챔피언의 재미를 알아버린 듯 별명답게 소환사의 협곡을 휘젓고 다닙니다. 이러한 뱅기의 모습을 보며 같은 팀의 다른 선수들은 힘을 얻었고, 락스 타이거즈의 선수들은 기가 죽었습니다. 이전 경기까지 백발 구십팔중 정도 될 것 같았던 프레이 선수의 수정화살은 자주 빗나갔으며, 피넛 선수는 정글을 휘젓고 다니질 못하였습니다. 티원의 봇 듀오도 힘을 냈으며 페이커 선수는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이전 경기보다 더 가벼워 보이는 움직임을 보여주었습니다. 뱅기 선수가 투입되자 에스케이 티원은 분위기를 반전시켜 4경기를 가져가는데 성공합니다.

 

<몇 번 연습해보지 못한 정글러로도 이렇게 활약할 수 있는 협곡 그 자체 뱅기 선수입니다.>

2:2의 상황에서 마지막 경기를 남겨둔 두 팀 중에서 최후에 웃을 수 있었던 팀은 어디였을까요?

길면 길다고 할 수 있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정말 짧았던 4강 1경기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길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5판 3선승제인 경기에서 모든 세트의 경기를 치열하게 치뤘기 때문입니다.

5판의 모든 경기를 치루고 모든 경기가 중후반부까지 결과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한 경기였기 때문에 경기를 진행한 시간 자체는 길었습니다.

그러나 롤드컵을 시청하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짧다고 느껴질 정도의 명승부였습니다.

매세트 매순간마다 선수들의 플레이에서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이번 롤드컵은 북미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오전 5시나 7시부터 경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이른 시간에 진행되는 만큼, 다른 분들은 잘 모르겠지만 저는 가끔씩 경기를 보며 잠깐이나마 조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4강 1경기의 모든 경기에서 저는 한 순간도 졸지 못했습니다.

졸기는 커녕 눈을 뗄 수 조차 없었습니다.

쉴새없이 이어지는 공방전, SKT T1이 하나를 얻어가면 결국 ROX Tigers가 다른 곳에서 하나를 얻어가고, ROX Tigers가 하나를 얻어가면 기다렸다는 듯 SKT T1이 하나를 얻어가는 치열한 경기가 매세트 이어졌습니다.

1경기는 거의 팽팽하거나 중반부까지는 ROX Tigers의 우세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Tigers의 유리함을 한 방에 날려버린 건 슈퍼스타 페이커 선수의 오리아나였습니다. 약간은 불리해보이는 상황에서도 페이커 선수의 오리아나는 잘 성장했고, 위력적인 공을 날려 ROX Tigers의 심장을 강타하며 경기를 승리로 가져왔습니다.

<페이커 오리아나의 철구가 호랑이의 심장을 강타하다.>

 

1경기를 SKT T1이 가져가자 ROX Tigers에서는 비장의 무기를 꺼냅니다.

미스포츈 서포터, 그것은 ROX Tigers가 준비한 비장의 무기였습니다.

사실 미스포츈을 서포터로 선택하였을 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라는 우려감이 먼저 떠올랐습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 즐기는 경기에서는 가끔씩 쓰는 사람이 있었지만 프로 경기에서는 나온적이 없는 서포터였기 때문입니다.

(비닐캣 채우철 콩두 몬스터 감독이 예전에 이벤트 경기에서 서포터로 선택하여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적은 있었습니다만 그것은 이벤트 경기였습니다. 혹시 프로 경기에서 나온 적이 있다면 댓글부탁드립니다.)

<미스포츈을 픽하자 동요하는 SK T1과 놀라는 해설자들입니다.>

 

 

 

그리고 서포터가 갖춰야할 덕목 중 하나인 강력한 CC가 미스포츈에게는 없었습니다.

(사랑은 총알을 타고에 슬로우가 있긴하지만 다른 주력 서포터들에 비해 부족함이 많아 보입니다.)

이러한 저의 생각을 비웃듯, 팀플레이와 서포터 고릴라 선수의 슈퍼플레이를 통해 경기를 우세하게 만들고 결국은 승리로 이끌어냅니다.

또한 1경기에서 약간은 긴장한 듯 보이며 평소답지 않은 플레이를 보여줬던 피넛 선수도 2경기부터는 완전히 적응한 듯 자신의 자신감 넘치고 압도적인 플레이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프레이 선수는 애쉬의 궁극기인 수정화살을 어떻게 사용해야하는지에 대한 정수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2경기 막바지에 시야가 없음에도 예측을 통한 수정화살로 듀크 선수의 애코 캐릭터를 맞춰서 본진으로 복귀하는 텔레포트를 끊는 장면은 수 많은 명장면 속에서도 백미였습니다.

 

<이번엔 프레이 애쉬의 화살이 디펜딩 챔피온 심장에 꽂히다.>

한국시간 10월 14일 7시에 8강 1경기 삼성 갤럭시와 C9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결과는 삼성 갤럭시의 3대 0 깔끔한 승리였습니다.

어제 제가 각 팀의 키플레이어를 적어보는 글을 썼습니다.

그런데 그건 정말 롤을 알지 못하는 저의 헛소리 였습니다. 죄송합니다.

삼성 갤럭시는 모든 선수들이 키플레이어였습니다.

누가 8강의 베스트 플레이어인가 선정하기 쉽지 않을 정도로 모든 선수들이 엄청난 플레이를 수십번씩 했습니다.

이러한 엄청난 선수들 사이에서도 돋보였던 선수는 탑 라인의 짜짱 그 자체 큐베 이성진 선수였습니다.

사실 경기 전에 제 개인적인 예상으론 적어도 탑은 C9의 우세라고 생각했습니다.

C9의 정언영 선수는 C9의 기둥이며 북미리그에서 엄청난 경기력으로 유명했기 때문입니다.

북미리그에서의 별명은 'Top die'. 탑 라인에서 솔로 킬을 많이 따내서 생긴 별명이었습니다.

"그를 탑에서 만나면 죽는다." 그런 뜻인 것입니다.

반면에 큐베는 얼마전까지도 라인전은 꽤 강하나 다른 것이 미흡한 선수라는 평가를 받고 있었습니다.

라인전도 꽤 강한거지 탑 라인전을 압도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롤드컵에서 큐베 선수는 지금이 전성기가 아니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1경기에서 임팩트 선수에게 솔로킬을 4번이나 따내고 교전이 일어나는 중요한 순간마다 어디선가 나타나 교전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2경기에서는 케넨으로 4인궁을 보여주며 바론 앞 교전 한타를 지배합니다.

이렇든 큐베 이성진 선수는 임팩트 선수를 시종일관 압도하며 C9의 힘을 절반 이하로 만들고 팀을 승리로 이끈 것입니다.

큐베의 활약으로 신난 중계진의 클라우드 템플러 이현우 해설은 수많은 명언을 제조합니다.

(큐베 짜장 그 자체예요! 여기를 도서관으로 만들었어요! 등)

삼성 갤럭시는 압도적인 경기를 보여주며 결승전까지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더욱 심어줬습니다.

삼성 갤럭시하면 노력하는 팀들 중에서도 특출나게 노력하는 팀이라는 평가를 듣습니다.

(코어장전 조용인 선수는 반년 전만해도 원거리 딜러 유저였습니다만 여름시즌부터 서포터로 전향하였습니다.

부족한 경험을 채우기 위해서 자는 시간외에는 거의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삼성 갤럭시를 응원하는 입장에서는 이러한 ㄴ력들이 보답을 받는 것 같아 정말 기분이 좋습니다.

삼성 갤럭시팀이 이번 롤드컵에서 계속 선전하여 좋은 성과를 이뤄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삼성 갤럭시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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